호뚱이 호뚱이 사진들

호뚱이는..

길냥이 어미가

우리집 뒷담과

벽 사이의 좁은

공간에 버려놓은,

1주차된 암컷

새끼 고양이었다.

처음에는 여러 마리가 앵앵 거렸으나..

어느 순간부터 한 마리만 앵앵 거렸다.

그리고 계속됬다.




행여 거두어야 하나 싶어 검색해 봤다.

우선 최대 이틀을 어미가 자리를

비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새끼 고양이가 먹이 활동 없이

생존 가능한 최대 시간이 사흘 정도라고 한다.

어미는 어디갔는지 하루종일 울어대는

새끼 고양이.. 하필 4평짜리 내 방 창문 옆이다.

아침이고 저녁이고 쉬지 않고 울어대는데

울다가 죽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 작은 몸으로 온종일 쉬지 않고

소리지를 수 있는가..?

흡사 비명과도 같았다.




계속해서 운 지 이틀째 저녁, 일단 어미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왠걸?? 어미는 새끼 근처에 있는

박스 안에 홀로 있었다!..

그리고 그 박스는 다른 짐 위에 있었고.

... 새끼는 우리집의 오래된 이사짐 사이,

박스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매우 좁은 틈새에 끼어 있던 것이다...





상황이 그려졌다.

어미가 다른 새끼들 옮긴다고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남아있던 새끼가

기어다니다가 결국 빈 박스에서 떨어진

모습인가 싶었다.

무겁고 높은 이사짐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것이다.

새끼를 부르고 꺼낼법도 하건만 어미는

다른 새끼들을 보살피느라 지쳤을까?

아니면 지나갈 수 없는 벽과 같은

짐들에 좌절한 것일까?

낙오된 새끼를 이틀이나 가만히 지켜만

본 것이다..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은 새끼를 꺼내주고

나는 다시 멀어지는 것이었다.

주변을 정리하고 새끼를 꺼내니 비명이 심해졌다

어미는 위협하듯 그르릉 거렸지만,

일단 바닥에 새끼를 내려놓고

나는 방으로 돌아갔다.

이제 어미와 새끼가 잘되길 바랄 뿐..





하지만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부터, 그 다음날 저녁까지.

새끼는 거의 한계에 닿은 듯 소리가 쉬고 작았다.

고민이 계속됐다. 죽어도 자연적인 것 아닌가?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 이지 않은가?






그러나 울음은 끝임없이 이어진다.

살릴 수 있으면, 살릴 줄 아는 것도

아니지만 시도는 해봐도 좋은 것 아닐까?

옛 기억이 났다. 어릴 적, 학원 가던 가로수 길.

이름 모를 나무 아래. 비오던 초저녁은 

작은 참새 하나를 보여줬다.

가냘프고 젖어 있어 삑삑 대는 것이 꽤 불쌍했다.

수능학원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생이

마른 감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다음날, 같은 자리에 눈감아 있는

그것이 역겹고 고통스러웠다.





울음도 거의 잦아들은 사흘째 저녁,

손전등 하나를 들고 다시 찾아갔다.

발소리가 들리니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또 울어재꼈다.

마지막으로 봤던 장소에서 얼마

기어가지도 못한 모양이었다.

뒷목을 잡아 찬찬히 눈을 마주쳤다.

"운이 좋은거냐 나쁜거냐 이놈아?"

대답은 없었지만

작은 새끼치고 따뜻했다.







그리고 눈탱이가 밤탱이었다. 팬더인줄..











 







지금은 3주차라서 막 뛰어다닌다.

먹는 것도 싸는 것도 푸짐하다.

살판난 듯..

제일 귀여울 때!

덧글

  • 오전 2018/05/18 11:17 # 삭제 답글

    후어어..너무 귀여워요오....!!!! 사연도 뭔가 웹소설 같고 흥미진진 재밌었어요.
  • 2018/05/23 01:03 # 답글

    엄청 귀엽네요. 결국 그 어미는 새끼를 꺼내줘도 거두질 않은 거네요? 자기도 굶어서 그런건가, 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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